미국은 왜 베네수엘라를 공습했을까
― ‘마약 카르텔 국가’라는 명분, 그리고 우리가 의심해봐야 할 것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했다.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는 체포되어 국외로 이송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안전한 체제가 마련될 때까지 베네수엘라를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 하나만 놓고 봐도, 이번 사건은 단순한 군사 작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공습 직후 미국은 비교적 명확한 명분을 제시했다.
“베네수엘라는 마약 카르텔 국가이며, 이를 제거했다.”
하지만 과연 이 설명만으로 충분할까. 이번 사태는 오히려 우리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미국은 왜 지금, 베네수엘라였을까?
공습 이전, 이미 쌓여 있던 긴장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는 하루아침에 악화된 것이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두 나라는 사실상 적대 관계에 가까웠다.
마두로 정권은 미국이 인정하지 않는 선거 과정을 통해 권력을 유지해 왔고, 미국은 이를 독재 정권으로 규정했다. 경제 제재는 계속 강화됐고, 베네수엘라는 이에 맞서 러시아·이란·중국과의 관계를 노골적으로 밀착시켰다.
특히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은 다음 세 가지다.
- 마약 카르텔과 정부 고위층의 연계 의혹
- 러시아·이란 군사 협력 가능성
- 중남미 지역 내 미국 영향력 약화
미국 법무부는 이미 몇 해 전부터 마두로를 마약 밀매 및 테러 조직 연루 혐의로 기소한 상태였다. 즉, 법적·정치적 갈등은 이미 최고조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왜 ‘지금’ 공습이었을까
여기서 시간적 맥락이 중요해진다.
이번 공습이 이루어진 시점은 단순히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 때문이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다.
- 중동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화되고 있으며
- 중국은 대만 문제를 놓고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우리가 여전히 세계 질서를 통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베네수엘라는 그런 메시지를 보내기에 여러모로 ‘적절한 대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의 말: “마약 카르텔 국가를 처단했다”
트럼프는 이번 공습을 단순화했다.
그의 논리는 명확하다.
“마약 카르텔이 국가를 장악한 나라를 제거했을 뿐이다.”
이 말은 미국 내 여론을 설득하기에는 매우 효과적이다.
마약, 범죄, 불법 이민은 미국 정치에서 언제나 강력한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 마약 문제가 심각한 나라는 베네수엘라만일까?
- 왜 다른 국가들은 공습 대상이 되지 않았을까?
명분은 분명해 보이지만, 선택성이 설명되지 않는다.
정말 목적은 ‘정의 구현’이었을까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른 가능성들이 떠오른다.
1️⃣ 석유, 베네수엘라의 가장 큰 자산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나라다.
정치적 혼란과 제재로 제대로 개발되지 못했을 뿐,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
미국이 “안정화 이후 관리”를 언급한 순간,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석유와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2️⃣ 말을 듣지 않는 국가들에 대한 경고
또 하나의 해석은 정치적 메시지다.
- 미국의 제재를 무시하고
- 적대국과 밀착하며
- 국제 질서를 흔드는 국가
그 끝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례일 수도 있다.
베네수엘라는 본보기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의심해야 할까
이 글은 미국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마두로 정권이 민주적이었는지, 국민을 보호했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한 의문은
존재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질문도 필요하다.
- 강대국이 판단하면, 주권은 언제든 무시될 수 있는가
- ‘선한 목적’이라는 말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 오늘 베네수엘라라면, 내일은 어디인가
트럼프의 말처럼 정말 ‘마약 카르텔 국가 처단’이 전부라면,
앞으로 세계는 더 안전해질까.
아니면 더 불안해질까.
공습은 끝났지만, 질문은 이제 시작이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신호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신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단순한 찬반을 넘어서
“왜?”라는 질문을 붙잡고 있어야 한다.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질문을 던지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