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피자에서 시작될까? 펜타곤 피자 지수 팩트체크

‘펜타곤 피자 지수’가 다시 소환된 이유

전쟁은 항상 조용히 준비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세계 곳곳에서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워싱턴 DC의 피자집이 먼저 바빠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펜타곤 근처 피자 가게가 평소보다 붐비면, “미국 정부가 밤새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이른바 ‘Pentagon Pizza Index(펜타곤 피자 지수)’.
처음 들으면 웃고 넘길 이야기 같지만, 이 지수는 냉전 시절부터 걸프전, 그리고 최근의 베네수엘라 사태,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르기까지 반복해서 소환되어 왔다.

과연 이 피자 지수는 사실일까, 아니면 그저 잘 만들어진 밈일까?


🍕 피자가 먼저 움직였던 순간들

완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다.
1990년, 걸프전 직전 워싱턴 DC 지역 도미노피자 프랜차이즈 오너와 배달원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큰 뉴스가 터지기 전날 밤,
정부 건물로 가는 피자 주문이 유난히 많았다.”

실제로 그레나다 침공(1983), 파나마 침공(1989), 그리고 걸프전(1990~1991) 전후로 펜타곤과 CIA 인근의 야간 음식 주문이 급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CNN의 베테랑 기자 울프 블리처는 농담처럼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기자라면 피자를 보라.”

이런 일화들이 쌓이면서,
“미국이 밤새 일하면 피자가 먼저 반응한다”는 도시전설 같은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Pizza espionage at the Pentagon



🔍 하지만 팩트체크는 필요하다

여기서 잠깐,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 공식적인 통계 데이터는 없다
  • 정확한 주문량 수치는 공개된 적이 없다
  • ‘아무 일도 없었던 날’의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즉, 몇 번의 인상적인 사례가 패턴처럼 기억되었을 뿐,
과학적으로 검증된 지표는 아니다.
이것은 통계라기보다 사후 해석(hindsight bias)에 가깝다.


📱 Google Maps 시대의 ‘디지털 피자 지수’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다시 살아난 계기가 있다.
바로 Google Maps의 ‘Popular Times(혼잡도)’ 기능이다.

요즘에는 펜타곤 인근 피자집이
‘평소보다 붐빔’으로 표시되면,
곧바로 SNS에서 “뭔가 터진다”는 해석이 따라붙는다.

🔗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피자 지수 사이트

  • PizzINT.watch
    → 펜타곤 주변 피자집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한 대표적인 대시보드
    → ‘Pizza DEFCON’이라는 재미있는 지수 형태로 보여준다
    (https://www.pizzint.watch)

  • Pizza Index Tracker
    → 실험적인 피자 지수 트래커, 과거 스파이크 패턴을 함께 볼 수 있다

이런 사이트들은 어디까지나 OSINT(공개 정보 분석) 기반의 관찰 도구일 뿐,
실제 군사 정보를 예측하는 시스템은 아니다.


🌍 왜 지금 이 지수가 다시 주목받을까?

답은 간단하다.
지금 세계는 너무 많은 갈등을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 베네수엘라: 정권 불안과 미국의 공습, 마두로 체포
  • 그린란드 문제: 미국·러시아·중국이 동시에 주목하는 전략 요충지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되는 전쟁과 서방의 개입
  • 이란 문제: 이스라엘과의 군사적 긴장, 중동 확산 우려
  • 이스라엘-파키스탄: 종교·지정학 갈등의 잠재적 불씨

이처럼 국제 정세가 복잡해질수록,
사람들은 공식 발표보다 먼저 ‘비공식 신호’를 찾으려 한다.
그리고 그 신호로 가장 인간적인 것이 바로 피자다.


😂 그래서 피자 지수는 ‘정보’가 아니라 ‘시대의 밈’이다

펜타곤 피자 지수는
위성사진도 아니고, 군사 기밀도 아니다.
그저 사람들의 불안과 상상력이 만들어낸 지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흥미롭다.
미국 정부와 러시아, 이란, 중국, 이스라엘, 우크라이나가 얽힌
이 복잡한 세계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피자 한 판으로 세상을 해석하려 한다.


🧾 결론

펜타곤 피자 지수는 전쟁을 예측하지 않는다.
과학적 지표도, 신뢰할 만한 정보 도구도 아니다.

미국과 세계가 갈등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이 지수는 우리가 얼마나 불안 속에서 신호를 찾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척 흥미로운 시대의 지표다.

결국 이 피자 지수가 말해주는 건 이것일지도 모른다.
전쟁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은 미사일이 아니라,
사람들의 상상력과 불안이라는 사실을.